마지막으로 보여드릴 공범자의 모습으로 최시중 씨를 골랐습니다.
그 이유는 그가 이명박 전 대통령을 제외하면 공영방송을 망가뜨린 공범자들의 최정점에 있는 사람이고, 그의 태도 또한 공범자의 멘탈을 잘 드러내기 때문입니다.
그는 누구나 아는 과거 자신의 행위조차 태연히 부정합니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방송계에 진입한 뒤 가장 먼저 한 일이 정연주 KBS 사장을 몰아낸 일이라는 것은 방송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사실인데도 그는 부인합니다.
저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공영방송을 망친 공범자들의 죄상을 밝히고 추궁하는 역사적인 청문회가 반드시 열려야 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 청문회에 이명박 전 대통령과 그의 공범자들을 불러내 그때 그들이 무슨 짓을 했는지 밝혀야 합니다.
<공범자들>은 공영방송 파괴자들의 청문회에 제출될 공소장과 같은 것입니다. 이 영화의 한 프레임 프레임에 찍혀 있는 공범자들의 죄상은 도저히 부인할 수 없는 자명한 것입니다. 많은 시민들이 <공범자들>을 보신다면 그만큼 공영방송 파괴자들에 대한 심판이 빨라지고 공영방송을 국민의 품으로 빨리 회복해오리라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욱 많은 시민들의 관심과 애정이 필요합니다.
다행히 부천국제영화제에서 <공범자들>을 상영작으로 결정했습니다. <공범자들>은 7월 13일부터 시작되는 부천영화제에서 3번 상영될 예정입니다.
그 뒤에는 <공범자들> 펀딩에 참여해주신 후원자들께 먼저 영화를 보여드리는 시사회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8월 초순까지 후원자들과 사회 각 층의 '공범자 척결에 함께 힘 모아 주실 분들'께 보여드린 뒤 8월 중순에 일반 개봉을 할 것입니다.
영화 <공범자들>이 얼마나 많은 시민들에게 다가가느냐는 멀티플렉스 영화관들이 얼마나 많은 스크린을 열어주느냐에 달렸습니다. 지금은 <자백>이 과연 스크린을 확보할 수 있을지 전전긍긍하던 작년 상황과는 많이 달라졌다고 생각합니다. 정치적인 이유에서 <공범자들>에 스크린을 배정하는 것을 꺼릴 이유는 이제 없어진 것입니다.
감독으로서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것이 좀 계면쩍긴 하지만 작품의 재미도 만만치 않은 수준이라고 저희는 느끼고 있습니다. 관객들은 자신들이 너무나 친숙하게 보던 공영방송 안에서 지난 9년간 너무나 기가 막힌 일들이 벌어졌다는 것을 목도하게 될 것입니다. 관객들은 영화 마지막에 끝없이 올라가는 간첩조작 사례를 보면서 경악과 공포, 슬픔을 느꼈던 <자백>의 그것과는 또 다른 기막힌 감정을 느끼실 것입니다.
공영방송은 마을의 우물과 같은 존재입니다. 모든 마을 사람들이 우물물을 마시듯 시민들은 공영방송에서 정보를 얻고 그것을 바탕으로 여론을 형성해 모든 일을 결정해왔습니다.
그런데 이명박근혜 정권은 그 우물에 독을 탔습니다. 어떤 사안이든 정권의 안위를 위해 보도하는 그 공영방송을 우리는 더 이상 신뢰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스스로 뉴스를 찾고, 만들고, 퍼트려야 했습니다.
그러나 촛불로 새 시대가 시작된 지금 우리는 우리 힘으로 우물의 독을 정화하고 우물을 우리의 것으로 되찾아 올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영화 <공범자들>과 함께 고대영 KBS 사장, 김장겸 MBC 사장을 비롯한 공영방송 파괴 공범자들을 몰아내는 대역사에 참여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