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권력의 심장부를 겨냥하다

12화. "자백을 4천만이 봤으면 좋겠다"

2016-08-30

드디어 소슬한 바람이 붑니다. <자백>이 관객들과 만날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지난주에는 <자백>이 세상에 나가는 데 도움을 주실 분들이 미리 영화를 보러 오셨습니다. 가수 김장훈 씨도 그중 한 분입니다. 

"저에게 깊은 충격과 감동을 줬습니다."
"다음 세대를 위해 어떤 것들을 물려줘야 될까 하는 사명감을 갖게 하는 영화입니다."
"<자백>을 4천만이 봤으면 좋겠습니다."

가수 김장훈

"4천만이 봤으면 좋겠다"는 김장훈 씨의 덕담을 들으며 <자백>은 이제 세상으로 나갑니다. 영화를 가장 먼저 볼 호위무사 약 5만 명과 함께입니다. 4억 1천 5백만 원이라는 기록적인 펀딩을 해주신 분들과 뉴스타파 후원회원 중 시사를 신청한 분들을 합한 약 5만 명이 9월~10월 초 영화를 보시게 됩니다. 관객 1만 명을 모으기도 힘들다는 다큐멘터리 영화의 현실을 감안하면 실로 엄청난 기록입니다.

사실 <자백>을 처음 만들었을 때는 이런 기적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전주국제영화제에서 호평을 받고, 스토리펀딩을 거치면서 이제는 '블록버스터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행복한 얘기를 듣게 됐습니다. 모두 펀딩에 참여해주신 후원자들 덕분입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그러나 <자백>의 기록은 이제 시작일 뿐입니다. 우리는 9월에 먼저 후원자 여러분을 만나고, 10월에는 국민의 바다로 달려가 세상을 바꾸는 기적을 만들어낼 것입니다. 정치 사회적인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다큐멘터리가 대중적으로도 폭넓게 수용될 수 있다는 것, 이를 통해 사회를 실제로 바꾸는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있습니다. 대형 영화 체인들이 <자백>을 걸어줘야 합니다. 후원과 시사 신청을 한 5만여 명이 영화를 보려면 전국에 영화관을 가진 멀티플렉스를 대관하지 않으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 멀티플렉스를 다양한 경로로 접촉하고 있습니다. 반응은 복합적입니다. 지금 당장 말씀드리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저희는 대형 영화 체인들이 결국 <자백>을 상영하는 선택을 하리라 판단합니다. 

우선 <자백>은 그 어떤 기준으로도 전혀 불온한 영화가 아닙니다. 대한민국 대법원이 공인한 증거와 판단이 영화의 뼈대입니다. 어떤 추측이나 상상도 없는 사실 그대로의 영화입니다. 

게다가 <자백>은 대중성도 있다는 평을 듣고 있습니다. 영화가 개봉되기도 전에 5만 명의 관객이 영화를 보기 위해 줄을 서고 있는 현상은 그만큼 <자백>을 보고자 하는 열망이 크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 아닐까요? 그렇다면 <자백>은 시장성 면에서 이미 가능성을 입증한 것 아닐까요? 

<자백>은 또한 영화로서의 작품성에서도 어느 정도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다큐멘터리상과 넷팩상을 받았습니다. 적어도 멀티플렉스에 의해 배제될 정도의 작품성이 아니라는 것은 모두가 동의할 것입니다. 그렇겠죠?

물론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권력이 이 영화를 싫어할 것'이라는 추측 때문에 대형 영화 체인들이 망설이지 않겠냐는 걱정을 하는 영화 관계자들이 있고, 저희도 그 점을 우려하고 있기는 합니다. 만약 그런 일이 생긴다면, 그것은 대형 영화 체인들 스스로 자신들이 권력에 굴복해 사실상 한국 영화의 표현의 자유를 틀어막고 있다는 것을 '고백'하는 일이 될 것입니다. 저는 그런 일을 우리 국민들이 그냥 두고 보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10월 13일

저희는 <자백>의 개봉 일자를 10월 13일로 정했습니다. 추석을 지난 비수기이기 때문에 큰 영화가 영화관을 독점하지 않는 시기이고, 따라서 작품성으로 호소할 수 있다면 충분히 관객들에게 다가가기 좋은 때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제 9월이 시작되면 개봉을 향해 달려가는 대장정이 시작됩니다. 우선 9월 5일, 언론 시사회가 열립니다. 모든 영화 담당 기자들이 이 영화를 보고 평가를 하게 될 것입니다.

9월 7일에는 외신기자들을 대상으로 시사회가 열립니다. 그 뒤에는 100만 원 이상 펀딩을 한 단체 후원자들의 시사가 시작됩니다. 적어도 추석 전후에는 모든 시사 일정을 확정하고 <자백> 시사회를 전국적으로 개최하려고 합니다. 모든 곳에 가지는 못하겠지만, 최대한 저와 제작진이 가서 후원자 여러분과 만날 계획입니다.

그 전에 먼저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후원자 여러분의 이름을 크레딧에 새기는 일입니다. 저는 스토리펀딩을 시작할 때 후원자 여러분과 함께 객석에 앉아 끝도 없이 올라가는 이름들을 보는 장면을 상상해봤습니다. 그 장면이야말로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시민의 열정이 강렬하게 표현된'영화 장면이 될 것이라고 상상했습니다. 그 장면이야말로 '<자백>을 절망의 기록에서 희망과 승리의 기록으로 바꾸는' 이 영화의 클라이맥스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제 그 상상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영화를 완성했습니다. 이제 이 영화를 들고 함께 나가 세상을 바꾸시죠.

국가권력의 심장부를 겨냥하다

1화. 공포물인듯 코미디같은 영화 '자백'

2화. "언론이 질문 못하면 나라가 망해요"

3화. MBC가 버린 <자백> 영화로 탄생하다

4화. '자백의 무덤'을 만든 사람, 원세훈

5화. "간첩 조작하려니 힘드시죠?"

6화. '창조간첩'의 달인들

7화. 간첩 공장에서 구출된 사내

8화. 삼성과 국정원, 그리고 '자백'

9화. "눈물이 쏟아진 영화"

10화. "나 최승호랑 같이 해고된 사람이야"

11화. 최광희 영화 평론가가 말하는 <자백>

12화. "자백을 4천만이 봤으면 좋겠다"